누군가 한 마디를 던지면 당신 머릿속엔 이미 컷이 나뉘고, 등장인물이 움직이고, 내레이터가 대사를 얹는다. 버스 창밖 풍경 하나에서 이야기 세 개가 동시에 열리고, 그 사이를 마음이 자유롭게 건너다닌다. 남들이 "멍때린다"고 부르는 그 시간이 사실 당신의 작화 시간이다.
상대의 사소한 말투 하나로 백 가지 시나리오를 그린다. 좋게 말하면 로맨틱, 솔직히 말하면 혼자 3부작을 찍고 혼자 상처받은 적도 있다.
회의 중 아이디어는 폭발적인데, 마감 앞에서는 열어둔 이야기가 너무 많아 고른다는 게 고문이다. 브레인스토밍에서 당신을 이길 사람은 드물다. 영감이 부족했던 적은 없다. 부족한 건 언제나 완결이다.
"산만하고 감정 기복 있다"지만 — 산만한 게 아니라 채널이 많은 것이고, 기복이 아니라 수신 감도가 높은 것. 세상을 남들보다 몇 배 높은 화질과 볼륨으로 살 뿐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