머릿속엔 이미지가 없다. 대신 정의와 규칙, 구조에 대한 담담한 독백이 흐른다. 하나의 체계가 걸리면 내면의 목소리는 서두르지 않고, 흔들리지도 않고, 벽돌을 하나씩 쌓듯 완성해 간다. 감정의 노이즈가 적어 이 공사는 좀처럼 중단되지 않는다.
애정이 뜨거운 장면이 아니라 안정적인 구조로 온다. "이 관계가 장기적으로 잘 작동하려면"을 조용히 설계. 표현이 담백해 오해받지만 관계를 이만큼 진지하게 리팩토링하는 사람도 드물다.
아키텍처 설계·이론 정리·장기 프로젝트에서 독보적. 아판타지아를 공개한 파이어폭스 공동창시자 블레이크 로스처럼, 머릿속에 화면이 없어도 거대한 시스템은 지을 수 있다 — 개념 그 자체로 사고하기에 구조가 군더더기 없다. 몇 개의 전제에서 끝까지 밀고 가는 연역. 그 체계의 가장 깊은 곳에서 남들이 도달 못 할 통찰이 나온다.
"차갑고 말수 적다"지만 — 차가운 게 아니라 조용히 가동 중. 겉이 고요한 동안 방대한 독백이 체계 하나를 짓고 있고, 다 지어지기 전엔 안 꺼낼 뿐.